소설가 한강(54)이 10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 블루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직접 받았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도 최초다.
한강 작가는 이날 시상식에서 4분 가량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며 어린 시절 비를 피하다가 느낀 감정을 털어놓았다.
한강은 “읽고 쓰는 데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면 경이로운 순간을 반복해서 살아왔다”며 “언어의 실타래를 따라 다른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또 다른 내면과 만난게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태어난 이유,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를 어려서부터 알고 싶었다”며 “이 질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한강은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팔과 다리가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는데 저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사람들과 비를 피하는 사람들 모두 각자 권리를 가진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묻고, 이 행성에 사는 생명체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는데 언어를 다루는 문학 작품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갖고 있고 필연적으로 문학 작품을 읽고 쓰는 행위는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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