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산업이 일부 방산업체에만 의존해 내수 위주의 협소한 ‘전통적 방산 생태계’에 머물러 미국 등 선진국 수준의 방산 혁신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5일 ‘글로벌 방산생태계 최근 동향과 K-방산 혁신생태계 조성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K-방산은 ▲혁신 주체 확대 ▲획득 방식 유연화 ▲공급망 탄력성 제고 등 8대 중점 전략을 중심으로 현재의 내수 및 기존 방산 혁신 주체 위주의 ‘협소한 방산 생태계’에서 향후 수출 및 민간혁신주체를 포함하는 ‘광의의 방산 생태계’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방위산업 생태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각각 방산 생태계 현대화 전략을 발표했다. 미국은 역대 최초로 국가방위산업전략서를 통해 21세기형 방산 생태계 구축을 선언했다. 유럽도 유럽방위산업전략서를 통해 EU 회원국 중심의 방위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최근 수출 증가로 생산과 고용 규모가 모두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수 및 기존 방산업체 중심의 ‘전통적 방산 생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수요 측면에서 2022년 기준 방산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12%에 그쳤고 공급 측면에서도 같은 기준 84개 정부 지정 방산업체 중 소수의 체계종합업체가 전체 매출액의 71%, 수출액의 9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방산중소기업과 함께 첨단민간기술기업의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술지원 인프라 측면에서는 ADD,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정부출연연구소가 국방 R&D 사업의 대부분을 주도하고 있고, 자금 지원 인프라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서 대부분의 이차보전 및 보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산업연구원의 ‘방위산업 생태계 실태조사(2019)’를 인용해 한국 방산 생태계 역량은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60% 수준이며, 생산성 58.7, 강건성 58.5, 혁신성 63.9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방산생태계 변화 추이를 면밀히 살펴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의 ‘K-방산 혁신생태계’ 구축을 새로운 비전(Vision)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보다 강력한 수출산업화 정책과 함께 민간 혁신 주체를 포함하는 광의의 생태계 구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