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흑백 TV부터 카폰‧삐삐까지... 우리나라 무선통신 60년 발자취 한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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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흑백 TV부터 카폰‧삐삐까지... 우리나라 무선통신 60년 발자취 한곳에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4.10.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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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G밸리산업박물관서 기획전 개최
1980년대 국내에서 판매된 컬러TV 금성 컬러TV CR-840K.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오는 18일부터 G밸리산업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국내 무선통신 산업 발전 60년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무선통신, 일상을 만들다’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전시 기간은 3월 15일까지다.

올해는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국민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1984년부터 비용만 부담하면 국민 누구나 이동하면서 무선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22년에 개관한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6번째 선보이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무선통신의 발달사와 폭넓은 쓰임새를 시각 자료 150여 점과 시각 예술가가 제작한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이를 위해 과학관이 직접 개발한 체험 전시물을 통해 시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무선통신 기술의 원리와 작동 방식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시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무선통신을 알다’는 통신의 개념과 대한민국 통신 기술 개발의 초기 상황을, 2부 ‘무선통신, 생활의 도구가 되다’는 한국의 무선통신 기술 발달과 관련 제품을 살피며 일상 속 소통의 도구로 자리 잡은 무선통신을 조명했다. 마지막 3부 ‘무선통신, 사회와 공명하다’는 무선통신 기술이 사회 다방면에 활용되는 지점들을 연표, 영상인터뷰, 이미지 아카이브 등으로 담았다.

1부에서는 통신의 전반적인 개념과 1960~80년대 한국 통신 인프라 조성 상황을 살핀다. 1970년대 유·무선 통신 시설의 양적인 증가를 사진과 도표로 소개한 ‘제3공화국 약진 10년도감’을 비롯해 당시 정부의 통신 인프라 조성 의지를 담은 ‘대통령 연두교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포스터’ 등을 전시에서 볼 수 있다. 

1970년을 전후해 마이크로웨이브(microwave) 망 개통, 금산위성지구국의 개소로 시외전화 대기 시간이 단축(20분→5분)하고 TV 시청 지역 확장 및 국제간 TV 중계도 가능해지면서, 한국인의 귀가 전국은 물론 전 세계로 열리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 1호 마이크로웨이브 중계소의 모습과 내부 방송중계 시설 등을 볼 수 있으며, 남산 서울타워 건립 이전 국내 방송 송출의 중요한 역할을 했던 남산송신소 철탑의 모습도 전시된다.

1986년 한국의 1가구 1전화 시대를 이끈 전자식 교환기 TDX(Time Division Exchange)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한국통신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비 240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TDX 개발 사업은 세계에서 10번째로 성공한 기술 개발이자 한국이 통신의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중요한 초석이었다. 전시에서는 TDX 개발 연구 계획을 소개한 ‘통신기술 창간호’와 담당 연구진들의 증언, 개발 현장 사진을 통해 대한민국 통신 기술의 자립을 이끈 모습을 공개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를 시각적으로 감지해 볼 수 있는 과학체험물도 전시된다. 전자기파 검출기의 초기 형태인 코히러 검파기를 활용한 체험물을 통해 전파를 이용하여 신호를 전달하는 무선통신의 작동 원리를 학습할 수 있다.

2부에서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무선통신 기술의 구축과 관련 제품군의 생산 전개를 살피며 우리의 일상에서 소통의 도구로 자리 잡은 무선통신을 재조명한다. 대한민국 주파수 이용현황과 주요 기술 및 제품을 소개하며 이로부터 촉발된 시각·물질문화를 함께 다룬다.

이번 전시에서는 G밸리산업박물관이 소장한 근현대 통신 관련 유물이 대거 공개된다. 1980년대 차량 내부에 부착돼 이동 중에 전화를 할 수 있었던 카폰, 1990년대까지 인기를 누렸던 이동통신 기기 삐삐, TV 시청자들에게 색채 충격을 선사한 국내 초기 컬러TV ‘금성 CR-840K’가 실물로 전시된다.

특히 1966년 출시된 국내 최초 흑백TV ‘금성 VD-191’은 서울역사박물관의 ‘서울시 소재 문화유산 보존과학적 지원 사업’으로 6개월 간의 전문 보존처리를 거쳐 완전한 모습으로 시민에게 첫 공개된다.

국내 최초로 상용화된 CDMA 휴대전화 ‘삼성 SCH-100’을 비롯해 반도체 기술 개발로 벽돌폰에서 바지 주머니에 들어가는 포켓폰까지로 경량화된 한국의 초기 휴대전화들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1995년 대한민국 첫 통신 위성인 무궁화 1호의 발사로 세계에서 22번째 상용 위성 보유국이 되었던 기념비적인 순간이 사진과 영상자료로 소개된다.

2002년 모바일 웹 서핑이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의 등장으로 휴대전화 디자인 및 관련 광고의 황금기가 시작됐다. 전시에서는 2000년~2010년대의 다양한 형태의 휴대전화와 광고들을 선보여 과거에 사용했던 휴대전화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박예나 시각예술가는 우리 삶을 가득 메우고 있는 무선통신의 작용성을 신작으로 선보인다. ‘포집-발진체 C-27’은 다양한 무선통신 기기와 기술로 구성된 융합체다. 관람객이 구조물 중심부에 휴대전화를 태깅하면 NFC와 AR 기술을 통해 활성화되는 데이터 입자들이 화면에 나타난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도시 안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데이터들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3부는 비가시적인 무선통신 기술이 사회 다방면에 활용되며 남긴 가시적 장면들을 쫓는다. 1960년부터 2019년까지의 무선통신을 이루는 정책, 기술, 사회문화 등 국내 무선통신의 다층적인 전개 양상을 담은 연표를 출발점으로 삼아 통신이 변화시킨 도시의 장면들을 배치한다. 이와 함께 올림픽이 촉발한 무선통신의 발전을 소개하고, 기술을 특색 있는 활용 도구로 삼은 사람들의 변화무쌍한 면모를 탐색한다.
 
특히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은 한 국가의 통신 인프라 조성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된다는 점에서 1988 서울올림픽의 방송중계를 총괄한 국제방송센터(IBC) 내부의 모습부터 통신지원단의 활동을 살필 수 있는 의복, 도서, 사진 등이 전시된다.

기획전과 연계해 교육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구로로 탐정’ 캐릭터를 활용해 전시를 관람하면서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구로로 탐정과 무선통신의 비밀’이 전시 기간 동안 상시 진행되며, 겨울방학에는 별도의 클래스가 개설돼 주중·주말에 운영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화요일~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매주 월요일, 일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G밸리산업박물관 누리집(https://www.seoul.go.kr/museumg)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해우 서울시 경제실장은 “박물관과 과학관이 처음으로 협력한 이번 전시는 각 기관의 소장자료 교류와 연구 방법 공유를 선보이는 기관 상생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며 “우리의 일상에서 익숙하고 당연했던 무선통신 기술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 앞으로 펼쳐질 통신의 무한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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