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5일 “부산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항만으로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2032년까지 진해신항을 글로벌 물류 혁신을 이끌 스마트 메가포트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열린 ‘부산항 신항 7부두 개장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부산항 신항은 부산시 강서구와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걸쳐 있는 대규모 국제무역항으로 7부두의 행정구역상 주소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했다.
국내의 기존 부두와 달리 선박에서부터 항만 밖으로 나가는 컨테이너 이송 장비까지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됐다. 기존 항만 대비 최대 20% 생산성이 높아지고 안전사고도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완전 자동화 항만이다.
윤 대통령은 “부산항이 세계 7위의 수출입 항만이자 세계 2위의 환적항만으로 대한민국의 수출 경제를 이끌어왔으나 친환경 선대, 녹색 해운항로 확대 요구 등 부산항의 경쟁력을 지금보다 더 키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항만, 해운산업을 확실하게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하며 “부산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항만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2032년까지 진해신항을 글로벌 물류 혁신을 이끌 스마트 메가포트로 구축하고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광양항, 인천항 스마트 항만을 구축하고 5000억원 규모의 스마트 펀드를 조성해 항만장비산업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톤세제를 연장하고 5조50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선박 금융을 국적 선사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톤세제는 선사들의 영업이익이 아닌 보유 선박 순 톤(t)수와 운항 일수를 기반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윤 대통령은 “2023년 G20 정상회의에서 제시했던 한국형 친환경 해운 설루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부산항을 탄소배출 없는 녹색 해운 항로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한-미 항로를 시작으로 호주, 싱가포르 등 세계 각지 녹색 항구와 연결을 확장해 나가고 친환경 벙커링 등 항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장식에는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도 자리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산 시민과 경남 도민 여러분, 그리고 수출입 현장의 최전선에서 애쓰고 계신 항만 해운 산업 관계자 여러분, 오늘은 대한민국 항만 혁신의 날이자 대한민국 수출 도약의 이정표가 되는 특별하고 뜻깊은 날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에서 9번째로 완전 자동화된 스마트 항만인 부산항 신항 제7부두가 드디어 개장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를 개장했던 부산항이 이제 한 걸음 더 크게 도약하게 됐습니다. 수출 세계 6위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스마트 항만 시대를 이제 열게 됐습니다. 이 기쁘고 역사적인 순간을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저도 가슴이 벅찹니다.
저는 지난 2021년 여름 정치를 시작한 후 처음 부산을 방문했을 때 북항 재개발 현장부터 찾았습니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첨단산업이 뒷받침하는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첫걸음이 될 부산항 신항 제7부두를 개장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남 도민과 부산 시민 여러분 부산항이 걸어온 성장의 길은 곧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역사입니다.
1978년 9월 부산항의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가 개장하면서 우리 수출 물류의 엄청난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지난 45년 동안 부산항은 우리 수출의 전진기지로 막중한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지금 부산항은 세계 7위의 수출입 항만이자 세계 2위의 환적항만으로 성장하여 대한민국 수출 경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는 또 다른 변화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글로벌 물류 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선진 항만들은 규모를 키우고 스마트 항만을 육성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쟁 선사들은 최적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얼라이언스 구도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국제사회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친환경 선대, 녹색 해운 항로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변화를 극복하려면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가면서 부산항의 경쟁력을 지금보다 훨씬 더 키워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항만 해운 산업을 확실하게 도약시킬 것을 약속드립니다. 부산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항만으로 만들어 우리나라 항만 해운 산업을 세계 일류로 만들어 내겠습니다.
우선 부산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항만으로 만들겠습니다. 2032년까지 진해 신항을 글로벌 물류 혁신을 이끌 스마트 메가 포트로 구축하겠습니다. 동시에 우리나라 항만 경쟁력 전반을 높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광양항과 인천항 스마트 항만 구축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5000억 규모의 스마트 펀드를 조성해서 항만 장비 산업을 재건하겠습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스마트 항만 장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전 세계에 우리 스마트 항만 시스템을 수출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수출 경제의 혈관이자 공급망을 뒷받침하는 핵심 경제 안보 서비스인 해운업을 크게 부흥시키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독일, 덴마크를 비롯한 해운 선진국에 이어 글로벌 스탠더드인 톤세제를 도입했습니다. 영업이익이 아니라 보유 선박 규모에 따라 과세가 되면서 기업 경영의 확실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우리나라를 해상 수송력 글로벌 TOP4로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 됐습니다. 선사들이 계속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톤세제를 연장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선대의 규모화와 친환경화를 위해 5조50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선박 금융을 국적 선사에 제공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적선사 선대를 총 200만TEU로 확충하고 국적 원양 선사의 친환경 선박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겠습니다.
2030년까지 우리나라의 해상 수송력 1억4000만톤을 달성해 글로벌 탑4의 지위를 더욱 단단히 지키겠습니다.
친환경 해운 설루션도 확산시켜 나아가겠습니다. 저는 2023년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형 친환경 해운 설루션에 대한 비전을 세계 정상들에게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부산항을 탄소 배출이 없는 녹색 해운 항로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만들겠습니다. 한-미 항로를 시작으로 호주와 싱가포르를 비롯한 세계 각지 녹색 항구와의 연결을 계속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친환경 벙커링 등 항만 인프라를 구축해서 녹색 해운 항로를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습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 경남 도민 여러분, 부산과 경남은 6·25전쟁으로 어려웠던 시절 우리 국민의 아픔을 보듬어 주었습니다. 또 산업화 시기에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의 글로벌 강국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 역할이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부산을 물류와 금융, 디지털과 첨단 산업의 글로벌 허브이자 지방시대 실현을 이끌어갈 남부권 거점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경남의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우주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경남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갈 비전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약속의 중심에 부산항과 가덕도 신공항이 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의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부산항을 글로벌 물류 허브로 발전시켜 부산과 경남의 첨단 산업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습니다. 저와 우리 정부는 부산 시민과 경남 도민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