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오남용에 따라 내성을 가진 세균이 등장하면서 기존 항생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항생제인 카바페넴 계열에 내성을 가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 균종(CRE)’ 감염증 사망자가 매년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내성균인 CRE는 요로 감염을 주로 일으키고 폐렴과 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병을 유발한다. 다른 종류 항생제도 듣지 않아 ‘수퍼 박테리아’로 불린다. 치료가 어렵고 항생제가 듣지 않아 치명률이 3배로 올라간다. 질병관리청은 보고서를 통해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속균종에 의한 감염질환”이라며 “2019년 세계보건기구는 항생제 내성을 ‘세계 10대 공중보건 위협 중 하나’라고 선언했고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내성균의 위협이 커지고 있어 이에 더욱 더 강화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CRE 감염 환자는 2017년 5717명에서 작년 3만8324명이 돼 6년간 6배로 증가했다. 지난 2022년에는 코로나를 제외한 전수 감시 대상 감염병 중 CRE 감염이 32.9%를 차지했다. CRE 중에서도 장내세균인 CPE는 전파력이 강하고 국내에 치료 항생제가 없어 위험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인류 생존의 10가지 위협’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등은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세계에서 연간 약 13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항생제 내성균이 사망의 간접 원인이 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연간 사망자 수는 약 500만명까지 늘어난다. 2050년엔 전 세계에서 1000만명이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우진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