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 한글 창제이론 밝힌 《훈민정음 음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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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 한글 창제이론 밝힌 《훈민정음 음성학》
  • 이사론 기자
  • 승인 2023.10.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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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천(·)지(ㅡ)인(ㅣ) 소리 조음 시 공명강의 특징적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 손자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대를 이어 헌신
천(·)지(ㅡ)인(ㅣ)은 공명강의 특징적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  사진=《훈민정음 음성학》 발췌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과학적인 문자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문자라는 점에서 한글의 탁월성이 널리 증명되었다.

한글은 언어학과 음성학의 대가인 세종대왕이 혀뿌리 모양을 바탕으로 만든 과학적인 문자이다. 하지만 한글 원리에 대한 해석에서 합의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자음 글자를 혀나 입술 같은 발성 기관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건 이해하지만, 모음 글자는 성리학 이론과 관련된 천지인을 가져와서 만들고 조합했다는 것을 두고 학계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올 1월 《훈민정음 음성학》이 출간되면서 많은 의문들이 해소되었다.

《훈민정음 음성학》은 훈민정음을 ‘천(·)지(ㅡ)인(ㅣ)이 소리 조음 시 공명강의 특징적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최홍식 회장은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이자 제일이비인후과 대표원장으로 재직 중인 이비인후과 전문의이다. 최홍식 회장은 ‘후두질환·음성 장애·두경부암’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EBS ‘명의’에 두 차례 선정됐다. 김대중·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비인후과 자문의를 지내기도 했다.

사진=최홍식 회장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의 손자라는 인연으로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맡고 한글 연구에도 나서게 되었다. 최현배 선생은 조선어학회 창립과 한글맞춤법통일안 제정에 참여해 일제강점기 때 3년간 복역했다. 광복 후 교과서 행정의 기틀을 잡고 《우리말본》 《한글갈》 《글자의 혁명》 《나라 사랑의 길》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최홍식 회장은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맡은 2015년 훈민정음이라는 문자 체계의 사용 방법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훈민정음 해례본》을 접했다. 국보 제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글자를 만들어낸 사람이 직접 해설을 달아놓은 자료는 오직 《훈민정음 해례본》 하나뿐이어서 세계 언어학자들도 극히 소중한 자료로 인정하고 있다.

최홍식 회장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읽으며 훈민정음 28자가 구강 모양, 혀의 움직임을 연구한 상형문자라는 걸 확인하고 특별히 천지인의 발성법에 주목했다. 훈민정음 제자(制字)를 설명해놓은 제자해를 공부할 때 중성자(모음, 홀소리)가 조음기관과 공명강 모양에 대한 음성학적 설명이 확실한데도 국어학계 등에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이 문제를 분명하게 해결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최홍식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을 발표하고 그 논문을 바탕으로 올해 1월 《훈민정음 음성학》을 발간했다. 천(·)지(ㅡ)인(ㅣ)이 소리 조음 시 ‘공명강’의 특징적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는 것은 이비인후과 의사들과 목소리를 연구하는 공학자,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다 이해하는 내용이다. 공명강이란 목과 입속 등 공명을 일으키는 몸 안의 빈 속을 뜻한다.

《훈민정음 음성학》은 해례본에 나오는 ‘설축’을 ‘설근의 수축’이라고 설명하면서 천지인에 대해 상세하게 증명한다. ‘아래 아(·)는 설축을 뒤로 내리면서 앞 공간을 동그랗게 만들어서 내는 것으로 소리가 깊다. ㅡ는 설근이 약간만 수축되고 소리는 깊지도 얕지도 않다. ㅣ는 설근의 수축은 전혀 없으면서 소리가 얕다’로 요약한다.

사진=이회문화사

《훈민정음 음성학》을 읽으면 수백 년 전 ‘음성학의 대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과학적 면모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덤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소리를 내는지 신비한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과학적인 한글, 국민들을 위해 문자를 만든 세종대왕께 감사를 표하는 한글날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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