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이 국가 GDP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량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산업이지만 반도체를 자세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여 년간 반도체 산업계에서 일한 뒤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로 자리를 옮긴 최리노 교수는 반도체 공부를 원하는 고등학생들과 반도체를 더 많이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반도체에 관한 전문지식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반도체 역사까지 재미있게 담았다.
반도체 이야기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반도체 소자’에 관한 책이다. 반도체는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적인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을 뜻한다.
1900년대 초 처음 등장한 전자제품의 기능은 매우 단순했다. 50여 년 동안 진공관 소자를 기반으로 전화, 라디오, TV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는데 성능, 전력 소모, 면적, 비용면에서 훨씬 우수한 반도체 소자가 발명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반도체 소자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준 사건은 컴퓨터의 발명이었다. 1945년에 처음 등장한 진공관 컴퓨터 ENIAC는 50평이 넘는 공간에 설치됐다. CPU와 메모리 장치로 구성된 컴퓨터가 발명된 후 1961년 반도체 소자를 사용한 메모리가 처음 등장했다. 이후 집적회로 제조 기술이 개발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이 이어졌다.
60여 년간 소자 미세화가 진행되어 2021년 현재 손톱만한 크기의 칩에 약 50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간다. 신속 정확한 일기예보, 실감 나는 영화와 게임의 컴퓨터 그래픽, 자율주행 자동차, 인터넷, 스마트폰,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우리가 갖게 된 새롭고 신기한 현상과 제품의 90% 이상은 반도체 소자가 빨라지고 메모리 용량이 커지면서 누리게 된 것들이다. 낮은 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해지면서 모바일 제품과 가상현실 게임기 같은 응용제품들을 갖고 다니며 즐기게 되었다.
반도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산업이고, 국내에서도 최고의 수출을 자랑하며 국가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산업이다. 반도체 소자는 단순한 공업 제품을 넘어서서 인류 발전의 한 축을 책임지는 중요한 물질이다. 저자는 반도체 소자와 함께 고부가가치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산업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