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기자] ‘원조 로맨틱 가이’이자 ‘국민 젠틀맨’ 차인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코미디 영화에 아낌없이 몸을 던지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지난 1일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공개된 영화 '차인표'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영화 ‘차인표’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차인표가 감독의 처음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자의식의 변화와 매니저의 숨은 노력 등이 있었다.
“처음에 영화를 거절했던 이유는 영화 속 차인표와 실제 나와 괴리가 심한 것 같아서였다. 자발적으로 그럴 필요 없다는 생각에 거절했었다. 4년이 흘러 다시 제안받았을 때 출연 결정 이유도 거절의 이유와 똑같다. 거절할 때는 영화 속 정체화 된 차인표의 모습이 못마땅했었는데,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봤더니 나 스스로 정체돼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를 통해 변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현재 내 매니저가 극 중 매니저와 유사한 부분들이 대단히 많다. 말을 많이 안 해도 다 아는 굉장히 편한 관계다. 매니저가 처음에도 4년 후에도 내가 이 작품을 싫어할 줄 알면서도 나를 설득했다. 그런 과정이 있었다.”
스스로 마음속에 있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이 있었고, 이미지를 확실하게 깨뜨려버릴 거면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싶었던 차인표는, 그 각오를 작품 속에 아낌없이 풀어냈다. 정말 러닝타임 대부분을 알몸 상태로 열연을 선보였다. 최근 몇 년간 배우로서 이렇다 할 작품이 없는 그였기에, 그 절실함과 각오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캐릭터를 위해 계산한 것도,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다.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대로 했다. 현실에 있는 배우 차인표의 상황이 영화 속 무너진 건물에 갇힌 차인표가 겪는 상황보다 더 극한의 상황이라 생각했다. 배우가 몇 년 동안 작품이 안 들어오는 건 끝난 거로 생각했다. 마치 건물에 갇힌 사람처럼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품이 아닌 다른 매체에만 나오면 더는 배우라 볼 수 없다. 다른 일을 하는 연예인이다. 그 극한감에서 오는 감정이 컸다.”
젊은 세대에게 온라인을 떠도는 사진들을 통해 멋짐을 가득 담은 표정을 지은 채 검지를 흔드는 매력남이거나, 화가 잔뜩 난 상태로 양치질만 하는 아저씨인 줄로만 알았던 차인표는 영화 ‘차인표’를 통해 어떤 것들을 얻었을까.
“내 나이가 올해로 55세인데,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방법이 많지 않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나에게 큰 소득은 젊은 분들에게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젊은 분들과 소통하고 팬도 생겨서 좋다. 나를 기억해 준 팬들도 있어서 정말 좋았다. 항상 긍정적인 것과 불편한 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기억되는 것도 있다. 좋은 점은 감사히 받아들이고, 굳어진 것은 바꾸고 싶다. 영화 ‘차인표’가 배우 차인표의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비포 차인표’, ‘애프터 ’차인표‘의 기준이 됐으면 좋겠다. 그동안 스스로의 이미지에 관한 것들을 염두에 놓고 작품을 선택했다면, 앞으로는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판단하는 차인표의 전성기는 활동 초창기다. 하지만 차인표 본인이 생각하는 전성기는 스스로 행복함을 느끼고 소소한 것에 감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 수 있는 바로 오늘이다.
영화 ‘차인표’로 오랫동안 굳어진 이미지 변신에 나선 차인표가 이후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과 모습으로 대중들과 만날지도 기대되는 포인트 중 하나다.
한편 ‘차인표’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