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융희 기자] 재즈 R&B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다비(DAVII)가 돌아왔다. 다비는 지난 8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Don’t stop the music(돈 스탑 더 뮤직)’을 공개했다. 9개월 만에 자신의 음악으로 대중들과 만난 다비는 마켓뉴스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행복하고, 기쁘고 감사하다”고 새 싱글 발매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싱글에는 끊임없이 음악만을 향해 달려온 다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비가 음악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재즈 팝스타 제이미 컬럼(Jamie Cullum)을 오마주한 앨범으로 타이틀곡까지 ‘제이미 컬럼’으로 진행, 그에 대한 헌정곡을 만나볼 수 있다. 한 아티스트가 다른 아티스트를 오마주, 헌정곡까지 발표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다비에게 있어 제이미 컬럼은 어떤 의미일까.
“제이미 컬럼은 제가 음악에 슬럼프가 왔을 때 저를 깨워준 가수이기에 제게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제이미 컬럼의 많은 곡 중에서 ‘돈 스탑 더 뮤직’은 리한나(Rihanna)의 곡을 제이미 컬럼이 자기만의 색깔로 바꿔 리메이크 했는데, 그 곡이 제이미 컬럼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린 곡이에요. 제가 오랫동안 프로듀서로서 생활하면서, 각 가수에게 맞는 색깔에 맞는 옷을 입혀줬다면, 이제는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음악의 색깔을 찾고 대중들에게 나가고 싶었기 때문이고, 제이미 컬럼의 시작이 됐던 곡이기 때문에, 저도 프로듀서의 무게감을 버리고 가수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겸손하게 시작하고 싶다는 의미도 있어요.”
‘돈 스탑 더 뮤직’에는 타이틀곡 ‘제이미 컬럼’과 ‘I gotta sleep(아이 가타 슬립)’이 담겨있다. ‘아이 가타 슬립’은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가 주를 이루고 있는 음악으로 가사 그대로 ‘내 잠을 깨우지 말아 달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이미 컬럼’ 역시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가 주를 이루는 곡으로 재즈와 팝, 힙합을 아우르는 곡이다. 다비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두 곡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전했다.
“‘제이미 컬럼’은 곡이 주는 메시지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제가 만든 제 곡이라서 그런지 요즘 들어 그 의미에 대해서 무한대로 연결돼요. 그래서 혼자 희열을 느끼며 좋아하고 있죠.(웃음) 회사원들이 9 to 6를 살고 있다면 저와 같이 창작하는 사람들은 그들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시간이죠. 밤새도록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복잡한 생각을 하다가, 멍할 때도 있고, 동이 터야 불현듯 뭔가가 떠올라서 막상 곡은 10분 내로 쓸 때도 잦아요. 그런 창작의 과정과 고통을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넣었어요. ‘제이미 컬럼’이 제게는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다른 분들에게도 이런 삶의 고독한 싸움들은 있겠죠. 글을 쓰거나, 건물을 짓거나, 무용하는 직업이라던가요. 사람은 누구나 끊임없는 창작의 고통과 고독한 싸움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과정에서 결국은 이겨내는 시간들이 있으니 포기하지 말자는 의미도 커요. 마지막으로 음악의 무료함을 느낄 때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어 준 제이미 컬럼에게 헌정의 의미도 담겨있어요. 곡에 대한 의미는 끝이 없을 듯해요.”
“‘아이 가타 슬립’의 경우 제가 어려서부터 잠을 자는 것에 굉장히 예민했어요. 소리에 너무 예민해서 아주 작은 소리에도 잠을 잘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숙면을 취하지 않으면 음악이라는 창작의 영역에 많은 영향을 주잖아요. 그래서 이 곡에는 내 음악을 위해서는 나를 깨우지 말라는 의미를 담았고, 또 한편으로 내 삶에 음악은 멈춰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잠을 자는 시간에도 꿈을 꾸는 시간에도 음악의 세계 속에 있기 때문에 음악을 만들어내는 그 깊은 시간을 누구도 방해하지 말라는 의미도 있어요.”
올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예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가수들은 앨범 일정을 미뤄야 했고,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 다른 가수들은 직접 공연을 진행하지 못해 언택트 공연 등을 개최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비 역시 새 앨범을 발매하는 데 있어 시기에 대한 문제를 고민했을 터. 그에게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하는 데 최적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질문을 하자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6 to 9’, 창작의 시간,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연습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가수에게 무대는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지만, 대중이 제게 시선이 머무르는 곳은 다 무대이기 때문에 큰 지장이나 아쉬움은 없어요. 지금 활동하고 있는 NOW.(나우) 라디오(뉴이스트 고정 게스트), 12월 말 EBS ‘공감’, 오는 1월에 ‘스타의 레스토랑’ 팬미팅 계획도 있어요. 최적의 상황은 아니지만, 최악도 아니라고 봐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