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구조 변화로 중국 수출, 과거처럼 기대하기 어려워”... 한국은행 ‘중국 수출 공급망 연계성 분석과 그 시사점’ 통해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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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구조 변화로 중국 수출, 과거처럼 기대하기 어려워”... 한국은행 ‘중국 수출 공급망 연계성 분석과 그 시사점’ 통해 밝혀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4.08.3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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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산업도 혁신 통한 기술 향상 필요”
미중(美中) 갈등이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생산 구조 변화로 앞으로도 대중국 수출이 과거처럼 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대중(對中) 무역과 관련해 최근 언론을 통해 “대중무역수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 수출 다변화가 필요”라는 내용이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성장을 해 왔고 2000년대 이후 국내 생산활동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관련되어 있어, 대중 수출이 우리 경제의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발생하는 대중 수출 감소는 우리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중 수출은 실제로 좋지 않은 상황일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 소속의 안병탁 조사역과 최준 과장이 작성한 ‘대중국 수출, 공급망 연계성 분석과 그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이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美中) 갈등이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생산 구조 변화로 앞으로도 대중국 수출이 과거처럼 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수출은 보통 타국과의 직접적인 거래를 의미한다. 한국에서 만들고 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해 중국으로 보냈다면 그 거래는 한국의 대중 수출 데이터로 잡힌다. 

하지만 중국과의 생산 분업에는 양국간 수출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간접수출 활동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생산된 후 베트남과 같은 제3국으로 수출되어 생산공정을 추가로 거쳐 중국의 최종재 생산에 투입되는 물품은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갔기 때문에 대중 수출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제3국 경유 “중간재” 수출 역시 중국의 수요에 따라 이루어진 국내 생산 활동이므로, 이를 넓은 의미의 대중 수출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수출연계생산 측면에서 중국의 비중(2020년 35%)은 수출통계에서 나타나는 비중(25%)보다 높다. 그 영향의 범위 또한 실제 수출품 산업보다 넓다. 수출연계생산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수출과는 직접 관련 없어 보이는 도소매에서도 수출연계생산이 8% 정도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연계된 부분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보다 더 넓고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시적 충격에도 견조했던 수출연계생산의 중국비중이 수출과 동일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직간접수출을 고려하더라도 대중 수출은 감소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감소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수출연계생산의 변화를 ▲최종수요변동 요인과 ▲생산구조유발계수 변동 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최종수요 변동 요인은 글로벌 및 IT산업 경기, 중국의 내수와 같은 수요측 경기 요인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최종수요 변동 요인은 글로벌 경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2010년대 이전까지는 증가세가 확대되는 추세였지만 이후 완만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2010년대 이후의 증가세 둔화는 중국 성장률 하락과 내수 부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생산구조 변화는 2006년 이후 수출연계생산을 본격적으로 감소시켰으며 변동 요인 중 중요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이는 중국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중간재 자립도 상승, 중국 내 생산기지의 동남아 국가 등으로의 이전에 기인하는 것으로, 산업별로는 90년대 후반 섬유·의복, 2000년대 화학·철강, 2010년대 석유제품이, 최근에는 IT산업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구조적 하락세에 접어든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를 종합해보면 2010년 이후에도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연평균 GDP의 0.9%씩 증가한 것은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감소 효과(-0.7%)가 수요 호조(+1.6%)로 인해 상당 부분 가려져 온 결과로 판단되며 최근에는 생산구조 변화 효과와 글로벌 및 중국 경기 부진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미중 통상갈등과 관련해 보고서는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이 대중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대미수출은 빠르게 감소했다. 중국 또한 전략적 측면에서 ASEAN, 중동 등 Global South로부터의 수입 비중을 늘리는 반면, Global North에 속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줄여나가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갈등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한 결과,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은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3~5%(EU동참시)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만약 트럼프 후보 측에서 공언한 대로 대중(對中) 관세를 60%(여타국 10%)까지 올릴 경우,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이 6% 이상 하락하고, GDP도 상당폭 하락(-1.0%)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중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중국의 성장 흐름도 개선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수요 요인에 따라 수출연계생산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감소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자립도를 높여가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 경쟁 산업도 혁신을 통한 기술 향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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