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는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물 둔덕에 충돌하기 4분 7초 전부터 블랙박스 기록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충격으로 인해 비행기 앞 부분의 잔해가 충돌지점에서 최대 200미터 떨어진 곳까지 날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보고서를 공개했다. 사고 이후 조사위원회가 처음으로 공개한 해당 보고서 분량은 A4 용지 다섯 장이다. 다음은 예비보고서 전문이다.
□ 사고 개요
ㅇ 사고조사 번호:AAR2404
ㅇ 발생 일자 / 시간:2024.12.29.(일) / 09:03(한국시간, 국제표준시+9시간)
ㅇ 발생 장소:무안국제공항(RKJB)
ㅇ 운영자:제주항공
ㅇ 항공기 기종:Boeing 737-800
ㅇ 항공기 일련번호:37541
ㅇ 항공기 등록기호:HL8088
ㅇ 항공기 편명:7C2216(방콕→무안)
ㅇ 항공기 손상정도:전파
ㅇ 피해규모:탑승자 181명 사상(사망 179명(승무원 4명 포함), 중상 2명(승무원))
□ 비행 및 사고 개요
ㅇ 2024.12.29.(일) 04:30(한국시간)경, 제주항공 여객기(HL8088, B737-800)는 승무원 6명과 승객 175명을 포함한 총 181명이 탑승하여, 태국 스완나품 국제공항(Suvarnabhumi International Airport, VTBS)에서 이륙하였다.
ㅇ 12.29. 08:54:43(시:분:초), HL8088은 무안국제공항 관제탑과 착륙을 위한 최초 교신을 하였고, 관제탑에서는 활주로 01 착륙을 허가하였다. 착륙 허가를 받은 항공기는 활주로 01로 접근 중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을 주의하라는 내용을 08:57:50초에 전달받았다. 08:58:50초에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의 기록은 동시에 중단되었다.
ㅇ 조류 충돌 시점은 분석 중으로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으며, 항공기는 복행 중 08:58:56초에 조류 충돌로 인해 복행을 하고 있다고 비상선언(Mayday, 3회)을 하였고, 활주로 01 좌측 상공으로 비행하다가 활주로19로 착륙하기 위해 우측으로 선회 후 활주로에 정대하여 접근하였다.
ㅇ 항공기는 활주로 19로 착륙기어 장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 활주 중 활주로를 초과하여 방위각(Localizer) 시설물과 충돌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다.
ㅇ 이 사고로 운항 및 객실 승무원 4명, 승객 175명, 총 179명이 사망하였으며, 객실 승무원 2명은 중상을 입었다.
□ 조사 결과
ㅇ (기체 이력 등) HL8088은 B737-800 기종으로 미국 보잉사에서 제작하여 2009년 9월 4일 라이언 에어에서 최초로 인도받았고 2017년 2월 3일 제주항공에서 리스로 도입하여 운영하였다.
ㅇ (충격 및 잔해 상태) 항공기는 둔덕과 충돌 후 화재와 일부의 폭발이 발생하였다. 둔덕과의 충돌로 두 개의 엔진은 둔덕의 흙더미에 묻혔고, 기체 전방 부위는 둔덕으로부터 약 30~200m까지 흩어졌다. 후방 동체의 꼬리 부분은 둔덕 바로 너머에서 일부 전소된 상태였다.
ㅇ (비행기록장치) 항공기에 장착된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는 08:58:50초에 기록이 동시에 중단되어 있었고 항공기가 방위각 시설물과 충돌한 시간은 09:02:57초로서 비행기록장치의 기록이 중단된 후 시간은 4분 7초였다.
- 비행기록장치의 기록 중단 당시의 항공기 속도는 161kts, 고도는 498ft(기압고도)였으며 HL8088의 이륙부터 비행경로와 비행 기록이 중단된 지점은 다음 그림과 같다.
□ 향후 조사계획
ㅇ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ARAIB)는 명확한 사고 원인조사를 위하여 조류 충돌, 엔진분해검사, FDR/CVR 자료 분석, 관제자료, 부품 정밀검사와 방위각 시설물 등 전방위적으로 조사하여 명확한 원인을 규명할 것이다.
ㅇ 또한, 조사 중 안전 및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내용을 검토하여 긴급 안전권고를 발행할 예정이다.
ㅇ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와 사고조사를 협력하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합동으로 조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박우진 마켓뉴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