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8시에 들려온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한강 신드롬’이 일고 있다.
출판업계는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주요 서점에서 한강 작가 책의 누적 판매가 68만 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eBook 판매도 약 667배 증가했으며, 외국 도서도 약 1600배 증가했다.
13일 오후 2시까지 한강 작가의 책이 교보문고와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만 모두 53만부가 팔렸다. 예스24에서는 낮 2시까지 27만부, 교보문고에서는 정오까지 26만부 가량 팔렸는데 두 플랫폼에서만 분당 평균 136권씩 나간 셈이다.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는 수상 다음 날인 11일에 각각 약 3만 8000부 판매되었다. 단일 도서 기준 예스24 일일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10일부터 13일까지 같은 기간 대비 종이책은 약 2240배 증가한 셈이다.
한강의 작품 중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은 '소년이 온다'이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흰'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희랍어 시간' '디 에센셜: 한강' '여수의 사랑' '검은 사슴' '내 여자의 열매' 가 뒤를 이었다.
'한강 신드롬'은 다양한 기록과 현상을 낳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 통계에 따르면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14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대출 급상승 도서 1위에 올랐다. 전국 공공 도서관 1490여 곳의 대출 현황 등을 집계한 수치이다.
책이 많이 팔리자 출판주가 오르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특히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수상 소식 다음날인 11일 개장 직후 상한가를 나타냈다.
온라인 중고사이트에서는 한강 작품 초판본, 한강 작가 사인본을 수십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은 전 세계 28개 언어권에서 80종 넘는 단행본이 발간되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해외에서도 '한강 신드롬'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일본 대형 서점 기노쿠니야 도쿄 본점 2층 문학코너에 구비되었던 한강 작가의 대표작들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프랑스 파리, 뉴욕 맨해튼, 영국 런던의 대형 서점에서도 매진 행렬이 계속돼 추가 인쇄가 이어지고 있다.
예스24 베스트셀러 1위에서 10위는 모두 한강 작가의 저서가 차지했다. 종이책은 '소년이 온다'가 1위를 기록했으며, eBook과 외서는 '채식주의자'가 1위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교보문고는 1위부터 19위까지 모두 한강 작가의 작품이 차지했다. 지난 2주간 1위를 차지했던 '트렌드 코리아 2025'가 20위를 차지했다.
CJ CGV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전국 45개 극장에서 17일부터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를 상영한다. ‘채식주의자’는 2010년 개봉한 영화로, 2016년 영국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동명 연작소설이 원작이다. ‘흉터’는 2011년 작품으로 한강 작가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수록된 ‘아기부처’가 원작이다.
한강 작가가 듣고 눈물흘렸다는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도 차트 역주행 중이다. 한 작가는 "'작별하지 않는다' 초고를 다 쓰고 택시를 탔는데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 텐데'라는 가사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면서 사연 있는 사람처럼 택시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쓴 한승원 작가의 책도 동반상승하며 110배나 많이 팔리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한국 고전영화를 디지털 복원해 매달 한편씩 공개하는데 11월 상영이 예정됐던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한강 작가의 수상을 기념해 한 달 앞당겨 상영한다. 유튜브 채널 ‘한국고전영화’에서 14일 밤 10시 4K 고화질로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작품을 처음 공개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전국민에게 문화의 품격을 선사한 한강 작가의 신드롬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강 작가의 소설은 대부분 완판되어 증쇄에 들어갔다. 출판계는 이 추세라면 100만 부 판매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