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미 칼럼] 개인별 맞춤 여행 즐기는 혼행족, 안전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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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칼럼] 개인별 맞춤 여행 즐기는 혼행족, 안전이 최우선
  • 이근미 작가
  • 승인 2024.03.13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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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근미 작가
미국 워싱턴 델러스공항. 사진=이근미 작가

나 홀로 여행을 즐기는 '혼행족'이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혼행’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10만여 개가 넘는 게시물이 쏟아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발한 여행 욕구 속에서 혼행족이 증가하는 중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관광 트렌드 분석 및 전망 2023~2025' 보고서를 통해 2024년 관광 트렌드로 '초개인화 시대, 여행경험의 나노화'를 꼽았다. 보고서에 “혼행은 MZ세대의 ‘갓생 살기’ 라이프스타일과 맞물리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MZ세대의 ‘갓생 살기’는 여행에서 ‘혼행의 다변화’로 나타난다. 인생 경험, 감성 충족, 심신 치유, 기록여행 등 주요 혼행 키워드에서 보이듯 여유로움, 심미성, 자아 성찰적 여행이 주요 혼행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함축하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개인별 맞춤 여행을 중시하는 혼행족이 늘었다는 의미다. 혼행족이 늘면서 ‘혼행 추천 장소’, ‘혼행 브이로그·가이드’ 등 SNS에서 관련 영상물과 콘텐츠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혼행이라는 신조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16년의 일이다. 그 이전에도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때부터 혼술족, 혼밥족과 함께 혼행족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혼행과 함께 혼밥, 혼술, 혼행, 혼캠, 혼캉스, 혼등 등에 대한 소셜 언급량이 증가하고 있다. 혼행은 일반적인 여행뿐 아니라 혼캠(혼자 캠핑), 혼등(혼자 등산), 혼캉스(혼자 바캉스) 등으로 세분화 되는 중이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좌담회를 열어 혼행 특성을 살펴본 결과 혼행을 떠나는 주된 이유는 ‘혼자만의 시·공간,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 즉흥 여행의 편리함’ 등으로 나타났다. 혼행의 장점으로는 ‘편리한 일정조정·의사결정, 1인에게 쾌적한 숙소, 자유로움’ 등이 꼽혔다. 

주말을 활용하거나 다양한 개인별 테마로 여행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 단체·패키지 여행 대신 개인 선호에 맞춰 나홀로 여행 일정을 직접 계획하는 방식이 좋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지면서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속 편하게 저렴한 숙박시설과 교통편을 이용하다 보니 혼행족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혼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2030세대는 ‘혼행에 대한 로망, 동반자와의 스케줄 조정의 어려움’ 등을 들었고 4050세대는 ‘은퇴 기념, 관계에서 벗어나는 수단’ 등을 꼽았다.

2023년 한해 2230여만 명이 해외로 나갔다. 반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 명을 조금 넘겼다. 해외로 떠난 이들이 2배나 더 많아 여행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냈다. 
  국내외 여행객 가릴 것 없이 눈에 띄게 늘어난 부류가 혼행족과 소수 여행객이다. 여행수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혼행족이 여행하기 편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3·3·7·7 서울관광 미래비전’과 함께 10가지 약속을 발표했는데 이중 첫 번째가 ‘혼자서도 여행하기 편한 도시 만들기’였다.

국내 여행을 하는 혼행자들이 느끼는 불편은 무엇일까. 한국관광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혼행의 어려움으로 ‘주변의 불편한 시선, 1인 메뉴 제한에 따른 혼밥의 어려움, 안전 우려, 교통의 불편함, 높은 여행비용’ 등이 지목됐다. 

애로사항은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2030세대는 혼밥과 치안 문제, 4050세대는 주변 시선과 반려동물 동반의 어려움을 꼽았다.

혼행족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안전이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우리 국민의 해외 사망신고 545건, 납치·감금 221건이 접수됐다. 예전에는 주로 중국과 동남아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나 지난해 실종사건 26건 중 5건이 일본에서 일어났다. 

여행할 때는 안전을 위해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건 기본이다.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무심코 한 행동으로 위험을 당한 예가 많다. 아시아인은 현금이 많다고 생각해 불시에 공격하는 자들이 있으니 늘 긴장해야 한다.

날씨가 더워도 과도한 노출은 피해야 한다. 화려한 옷이나 울긋불긋한 고가의 등산복 차림도 표적이 될 수 있다. 밤거리에 나갈 일이 있으면 동행을 구해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어폰을 끼고 걸으면 주변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게 된다. 위험에 처하면 가족이나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의 위치 표시 서비스를 활용해 자신의 위치와 다음 여행지를 게시하는 좋다. 머무르는 호텔 주소나 연락처 등을 함께 게재한다면 만일의 사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유롭고 매력적이지만 위험이 따르는 혼행, 충분히 대비하고 각별히 조심해야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이근미 작가]

이근미 작가
문화일보로 등단. 장편소설 《17세》《어쩌면 후르츠 캔디》《서른아홉 아빠애인 열다섯 아빠딸》《나의 아름다운 첫학기》 비소설《+1%로 승부하라》《프리랜서처럼 일하라》《대한민국 최고들은 왜 잘하는 것에 미쳤을까》외 다수 

*이 칼럼은 '미래한국'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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