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강서구 대항동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도중 흉기를 든 괴한에게 피습당했다.
이 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한 남성에게 흉기로 목 부위를 찔렸다. 괴한은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파란색 종이 왕관을 쓰고 접근했고 이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후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오전 10시 39분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이 대표는 헬기에 옮겨져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 대표는 다시 헬기로 오후 3시 20분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피습당한 부위가 경정맥이라 그나마 다행”이라며 “만일 경동맥이 손상됐으면 그 자리에서 사망했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을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특별수사팀을 꾸린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이 대표 피습사건과 관련해 “부산지방검찰청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장은 “제22대 총선과 관련해 폭력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관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대비하고 정치적 폭력행위가 발생했을 시 엄단할 것”이라고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 대표를 피습한 피의자는 충남에 거주하는 60대 김모 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김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직후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그는 “이재명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본격적인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입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인터넷에서 흉기를 구입했고 별다른 전과는 없다고 한다.
한편 당대표 등 유력 정치인의 경호 조치는 공식적인 선거 활동에만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경찰은 정치인들의 공개 일정 중 많은 사람이 몰려 인파와 교통관리가 필요할 시, 우발상황 발생 우려 시에만 병력을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피습 당시에도 현장 주변에는 경찰관들이 안전 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피의자가 이 대표를 지지하는 문구의 종이 왕관을 쓰고 있어 위험 인물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