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하면 한국이라는 건 세계가 아는 사실이지만 전 종목 석권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신궁의 나라 한국이지만 전 종목 석권은 올림픽 역사상 이번이 두 번째이다.
금메달 4개가 걸려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금메달 4개를 따냈다. 2021년 도쿄대회에 혼성전이 도입되면서 양궁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났고,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은 남자 개인전 금메달 한 개를 놓치고 4개를 따냈다.
파리올림픽에서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혼성전),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에서 올림픽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올림픽 때마다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외국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파리 올림픽도 마찬가지로 질문이 쏟아졌고 특히 일본 기자가 “한국이 이렇게 양궁을 잘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조선시대, 고구려 때부터 한국인이 활 잘 쐈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런 거 포함해서 얘기 좀 해달라”며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김우진 선수가 거침없는 답변을 내놓았는데 그의 답변에 모든 비결이 담겨있다.
“한국 양궁은 체계가 확실하게 잡혀있다. 초등학생부터 실업까지 모든 선수가 운동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공정한 대한양궁협회가 있기에 모든 선수가 부정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한다. 양궁협회 회장(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양궁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세계 정상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가운데 지속해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우선 한국 양궁은 대표 선수를 뽑는 과정이 대단히 엄격하다. 선발전을 3차까지 진행해 남녀 8명씩으로 가리고, 두 차례 평가전을 거쳐 최종 대표를 선정한다. 6~7개월 동안 그야말로 피말리는 경쟁을 통해 대표팀이 정해지는 것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양궁협회는 더욱 엄격한 지침을 정했다. 도쿄올림픽까지만 해도 기존 대표팀 선수에게는 ‘1~2차 선발전 면제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면제권을 없애고 아예 처음부터 동등하게 경쟁하도록 했다.
양궁 연습은 아날로그부터 첨단 과학까지 모두 동원된다. 시끄러운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기도 하고 AI와 경쟁하기도 한다. 양궁협회는 이미 20년 전부터 가상 현실 기기를 도입하고, 개인용 단말기를 활용해 훈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회장사인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슈팅 로봇을 훈련에 활용했다.
무엇보다도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실시한 것이 금메달을 몰아온 비결이다. 양궁 경기장이 파리의 전쟁기념관과도 같은 앵발리드로 정해지자, 양궁협회는 지난해 정몽구배 양궁 대회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치렀다.
앵발리드가 센강과 가깝다는 것을 고려해 남한강변에 훈련장을 마련해 양궁선수들이 강바람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양궁은 전 종목 석권에 이어, 5개의 금메달 주인공 김우진 선수가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