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로 인해 여러 분야가 축소 내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구 감소와 비례해 종교인구가 감소하면서 성직자 지원자가 크게 줄어들었음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향후 50여 년의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했는데 저출산으로 학령인구 중 대학생 100만명이 10여 년 이내 사라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학 입학 지원자와 정원의 차이로 향후 대학교 40%가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종교 관련 학과의 지원자 감소세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대다수 종교에서 예비 성직자 감소와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인구 감소와 함께 물질을 중시하는 시대 가치의 영향도 주요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개한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2022년 기준 국내 성인 중 종교인 비중은 37%, 무종교인은 63%로 나타났다. 종교인 비중이 30%대로 떨어진 건 1998년 조사 시작 이래 처음이다.
1998년과 비교했을 때 2022년 기준 불교(23.5%→16.3%), 개신교(20.7%→15%), 천주교(7.5%→5.1%)로 줄어들었다. 무종교인이 종교를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무관심’(40%)과 ‘종교 불신과 실망’(28%)을 들었다. 이는 2017년보다 각각 7%포인트, 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종교인구 감소 못지 않게 성직자 지원자 숫자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부분의 개신교 신학대학원은 신입생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이 유일하게 입학정원을 넘겼으나 수년간의 정원 감축을 해 사실상 미달이라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 신학교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은 지난해 1980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목회학 석사 343명 모집에 321명이 지원했다.
장신대학원과 총신대학원은 명문대 졸업생들이 몰려 입학하기 힘든 것으로 유명했다. 재수와 삼수를 거쳐 겨우 입학하는 학생이 많았는데 이제 옛말이 되었다.
불교는 지난 12년 사이 79% 감소세를 보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종교별 예비 성직자 감소 실태’를 보면 조계종 출가자 수는 2000년 528명에서 2010년 287명, 2020년 131명, 지난해 61명으로 줄었다.
천주교 성직자 지원도 10년 사이 36%나 감소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2’에 따르면 교구 신학생 수는 2012년 1285명에서 2022년 821명으로 줄었다. 사제 자격(수품)을 부여받는 수도 2012년 131명에서 2022년 96명으로 감소했다.
각 종교는 예비 성직자에 대한 장학금 혜택을 늘리고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예비 성직자들이 성직을 꺼리는 이유를 분석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불교는 ‘출가는 포기가 아니라 기회’임을 강조하며 다양한 출가 생활을 홍보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경우 교구장을 중심으로 TF를 구성해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개신교는 신학교별로 장학금 혜택을 늘리면서, 개척교회 목회자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별도의 직업을 가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신학대학원 지원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학령인구 미래 예측은 가히 충격적이다. 2000년 1138만 명에서 2040년 412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계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가 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그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