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겠다’... UNICEF‧GAVI가 高평가한 ‘유바이오로직스’는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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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겠다’... UNICEF‧GAVI가 高평가한 ‘유바이오로직스’는 어떤 회사?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4.04.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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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욱 대표 “택배 회사냐는 질문 많이 받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감사한 마음 있어”
지난 16일 유바이오로직스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 개발한 개량형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S’가 WHO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유바이오로직스
지난 16일 유바이오로직스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 개발한 개량형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S’가 WHO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유바이오로직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콜레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지난 18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콜레라 백신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여한 유바이오로직스(EuBiologics)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국내 중소 제약사로 알려진 유바이오로직스는 어떤 회사이길래 국제기구로부터 고(高)평가를 받았을까.

일명 ‘후진국 병’으로도 불리는 콜레라는 ‘비브리오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설사 질환이다. 오염된 물 또는 음식을 통해 전염되고 감염 시 24시간 안에 쌀뜨물과 같은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인다. 감염 초기에는 복통, 발열이 없이 갑자기 설사를 하고 심한 경우 탈수와 저혈량 쇼크가 온다. 중증 콜레라의 경우 4~12시간 만에 쇼크에 빠지고 18시간~수일 내에 사망할 수 있다. 사망률은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50% 이상까지 올라가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명을 통해 “급증하는 콜레라 발병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백신의 긴급한 증산을 우선순위에 두고 이를 위한 투자에 나서줄 것을 업계와 정부, 기부자 등에 호소한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콜레라 발병 보고 건수는 연간 66만7000여 건, 사망자는 4000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발병 건수와 사망자 수 모두 전년 대비 각각 41%, 70% 증가한 것이다. WHO는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분쟁 증가 등을 콜레라 증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 

콜레라는 경구(經口)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사람에게 소량의 콜레라 박테리아를 넣어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방식이다. 그간 많은 백신들이 개발돼 왔으나 최근 많은 제약사들이 매출이 크게 나지 않자 해당 백신의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여기에 콜레라 환자는 급증하고 있어 백신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중소 제약사 유바이오로직스는 묵묵히 콜레라 경구 백신을 제조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16일 유바이오로직스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 개발한 개량형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S’가 WHO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비콜-S는 기존의 제조 방법을 개선해 생산성을 약 40% 향상했다. 유니세프는 “이번 승인으로 3800만 도스(Does‧1회 접종분)였던 지난해 대비 올해는 약 5000만 도스를 비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와 ‘바이오’ 그리고 ‘로직스’ 세 개의 단어가 합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유는 ‘좋은, 진짜의’라는 뜻이고 바이오는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고’, 로직스는 ‘좋은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백영욱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0년도에 처음 바이오로직스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름으로 회사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로직스라고 하니까 ‘물류회사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기며 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을 말하는 인식이 생겨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유바이오로직스는 같은 해 9월 IVI로부터 경구용 콜레라 백신(OCV)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후 2015년 WHO로부터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았고 2016년부터 유니세프에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납품하고 있다. 2022년에는 인도 제약사가 백신 생산을 중단하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420만달러의 지원을 받아 생산량을 늘렸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5% 상승한 694억원을 기록했다. 

“모든 생명은 예외 없이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저개발도상국가 대상 감염질환 예방백신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다른 경쟁사가 매출의 문제로 모두 돌아섰을 때 유바이오로직스는 이 말을 지키려는 듯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 결과 콜레라 백신 독점 공급 기업으로 발돋움하며 ‘영웅’의 찬사를 받고 있다. 마치 성실하고 포기를 모르는 거북이가 끝까지 걸어 토끼를 이겼다는 우화와 같이 말이다. IVI의 콜레라 백신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줄리아 린치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유바이오로직스는 정말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속 영웅 같다”고 평했다. 

회사 측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유비콜-S WHO-PQ 승인은 국제백신연구소와의 지속적인 국제적 협력의 결실과 글로벌 보건사업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며 “이번 유비콜-S의 WHO-PQ 승인뿐 아니라, 제2공장 내 콜레라 백신원액 및 완제 생산시설 추가에 대한 WHO 변경 승인도 앞두고 있어서 전 세계 콜레라 백신 수급 부족 해소에 기여하고 회사 매출 증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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