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식당 1만5000개, 미쉐린급 우수 한식당 100개소 육성 예정”
‘한식(韓食)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지난해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식은 9년 연속 한국 콘텐츠 중 인기도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이탈리아를 제치고 뉴욕 시에서만 미쉐린 스타 한식당이 11곳에 달한다.
재작년 대한상공회의소와 경희대 H&T 애널리틱스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한식산업은 연간 23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자동차 약 52만 대 판매와 같은 효과다. 문화적 파급력과 향후 성장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이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지인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외식산업과장이 국내 경제정책 정보지 ‘KDI 나라경제’ 3월호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정부는 한식을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주도하는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한식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새로 마련했다. 지난해 5월 ‘한식산업 발전 협의체’를 발족, 식품·외식은 물론 관광, 마케팅 등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의 아이디어와 업계 수요에 기반한 과제들을 7개월여간 20여 차례 논의를 거쳐 발굴했다고 한다. 참석한 전문가 모두가 2009년 한식 세계화 대책 수립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 민간의 역량과 한식의 인기를 생생히 전했다.
문지인 과장은 “이번 대책을 통해 한식산업의 가치와 매력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세계 한식산업 규모를 2021년 152조 원에서 2027년 300조 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해외 한식당은 1만5000개로 늘리고 미쉐린급 스타(우수) 한식당 100개소를 육성해 품격 있는 한식문화를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 미식시장에서 한식 브랜드 이미지 확립, 10대 한식 글로벌 용어 선점을 추진하며 15개 K미식벨트를 2027년까지 조성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식산업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한류 열풍을 활용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내실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기존에 조리학과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던 교육 프로그램을 현직 종사자까지 확대해 현재 한식 전문인력 양성기관 5곳, 250여 명에 대한 지원을 2027년까지 8곳, 6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식품기업과 협업해 청년 셰프들에게 미쉐린급 스타 한식당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산업 간 연계 강화에 힘쓴다. 한식 인력 유입의 첫 관문이 되는 한식 조리사 자격증 제도의 업계 활용성, 시장 트렌드 등을 고려해 불고기 같은 인기 한식 메뉴가 실기 과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한다.
아울러 해외 유명 요리학교 내 정규 한식 조리과정 개설을 올해 2곳을 시작으로 2027년 5곳까지 확대하는 등 해외에서도 한식 우수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이 외에 한식 레시피 100선을 정밀화·디지털화하고, 전통주 페어링, 대표메뉴 먹는 방법 등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콘텐츠를 제작·배포하며, 내실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둘째, 한식산업의 가치를 높여나간다. 우선 한식 브랜드를 확립한다. 한식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과 외국인 소비자 및 전문가 심층 인터뷰 결과, 한식은 단순한 ‘맛’을 넘어 ‘즐겁고 유쾌한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고 있었으며, 트렌디한 이미지, 발효문화, 한상차림, 채식-육식 간 조화 등 이국적인 식문화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같은 한식의 강점을 살린 브랜드 키워드를 ‘Adventurous Table’로 도출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Adventurous Table’ 디자인·로고를 개발해 공개할 예정이며, 한식 확산 정도에 따라 권역별로 차별화된 홍보 전략을 추진해 나간다.
또한 한식 용어가 우리말 표기 그대로 전 세계에서 쓰일 수 있도록 각계 의견수렴을 통해 10대 한식 용어를 선정하고 확산해 나간다. 아울러 올 3월에는 국내 최초로 권위 있는 국제미식행사인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을 서울에서 개최하고, 매년 가을 정례적으로 세계 미식 거장들을 초청해 ‘한식 글로벌 컨퍼런스’를 여는 등 국내외 미식 분야 네트워킹을 강화해 세계 미식 시장에서 한식의 위상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한식당 경쟁력을 높이고, 농업·관광·문화예술 연계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한다. 해외에서는 2027년까지 전 세계 상위 1% 한식당 100곳을 ‘해외 우수 한식당’으로 지정, 품격 있는 한식의 기준을 정립·확산하며, 국내에서는 음식의 품질은 물론 공간·환경 구성, 위생, 인적요소 등을 평가하는 외식서비스 등급제를 통해 품질을 높여나간다. 우선 올해는 서울 지역의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외식업소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①발효문화 ②전통한식 ③제철밥상 ④유행한식을 테마로 한 K미식(美食)벨트 15개소를 2027년까지 조성해 국내외 소비자들이 전국 곳곳에서 미식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농업-관광 연계를 강화하고, 식기·공예·회화 연관산업 협업 전시 등을 통해 한식의 인기와 성과를 예술, 문화산업까지 확산하는 행보를 지속해 나간다.
문지인 과장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는 국내 식품기업의 ‘K푸드 세계화 성공과정’을 연구 교재로 채택하는 등 미국과 유럽의 컨설팅 업계는 올해 주도할 음식 트렌드로 한식을 꼽았다”며 “이 같은 인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메가 트렌드이자 튼튼한 국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는 민간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정책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영준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