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소비 대신 절약에 나선 Z세대, 시끄러운 예산 편성과 짠테크 실천
조용한 럭셔리 몰아내고 소비 절약 비법을 공유
금융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미디어 그룹 블룸버그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loud budgeting(시끄러운 예산 편성)’ 경제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실제로 젊은 세대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시끄러운 예산 편성’을 실천해 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자신의 재정 및 예산 편성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고, 서로에게 재정 관리를 북돋는 행위를 뜻한다. '시끄러운 예산 편성'이라는 용어는 틱톡을 통해 전파되었다.
이는 2023년에 유행한 ‘조용한 럭셔리’와 정반대되는 현상이다. 조용한 럭셔리는 집안 대대로 부유한 상류층 패션으로, 은근슬쩍 부를 과시하려는 트렌드를 가리킨다.
예산을 관리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는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어색해하고 세부 사항이 공개하는 걸 꺼리는 문화였다. 재정적인 정보를 공개적으로 공유하게 된 건 지출을 줄여 절약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현재 SNS에서 ‘bougie broke(부기 브로크), de-influencing(디인플루언싱)’ 같은 키워드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과도한 지출을 의식적으로 중단하고 현실적인 예산 설정을 목표로 하자는 취지의 키워드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Z세대가 몇 년간 명품 등 과시적인 소비와 여러 번의 여행에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용 카드 대금 변제가 버거워지면서 자신의 재정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이 트렌드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유용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예산을 공유하면 저녁 초대를 거절하거나 모임 장소를 변경하는 등 지출 관리가 더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소비절약 비법을 공유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소비를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브랜드의 정기 메일 구독 취소, 문자 알림 수신 거부, 소매 앱 푸시 알림 끄기, 소셜 브랜드 팔로우 해제 등을 통해 홍보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충동구매 유혹을 피했다는 체험담도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에 저장된 결제 세부 정보를 삭제하는 것도 소비를 줄이는 방법 중의 하나로 추천된다.
‘구매 장애물’을 만들면 구매 결정에 신중해지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이미 ‘짠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짠테크는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단순히 안 써서 아끼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최소화하여 재물을 모으는 재테크 방식을 뜻한다.
아울러 ‘앱테크’ 열기도 뜨겁다 앱테크는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돈 버는 구조를 의미한다.
명품을 쉽게 구입하면서 소비의 축으로 떠올랐던 Z세대의 시끄러운 예산 편성과 짠테크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