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수 10명, 교도소 내에서 수능시험 본다

올 8월 고졸검정고시에 합격, 수능 치를 자격 생겼다 재범 줄이고 새로운 인생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배려

2023-11-16     이사론 기자
사진=KBS

올해 처음으로 소년수들이 교도소 내 시험장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수형자가 교도소에서 수능을 치른 경우는 있지만, 교도소 내에 시험장까지 설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공부한 소년수 10명이 16일 수능을 치르는 것이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올 3월 개설한 17세 이하 소년 수형자 교육시설이다. 남부교도소 내 1200명의 수용자 가운데 소년 수용자는 37명이다. 

37명은 최소 징역 2년에서 15년까지 형이 확정된 만 15∼17세 소년들로 이들 가운데 10명이 지난 8월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하면서 수능을 보게 되었다. 

서울시교육청은 만델라 소년학교 소속 수능 응시생 10명을 지원하기 위해 시험장 설치를 비롯해 응시 수수료 전액 지원을 결정했다.

소년수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자율학습을 하며 대학생 강사들로부터 수능 과목 지도를 받았다. 소년수들은 새벽까지 단어를 외우는 등 열심을 냈다고 한다. 최근 학력평가에서 영어 모의고사 2등급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소년수도 있다. 

성범죄 영상을 찍거나 특수강도, 살인 등 무거운 죄를 지은 이들을 공부 시키는 것에 대해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소년수들이 수능에 응시한다는 기사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도 많았다. 교도관들에 따르면 댓글을 읽고 일부 소년수들이 울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어린 소년수들이 공부를 통해 재범의 늪에서 빠져나오길 기대하며 개설되었다. 소년수들도 이에 부응해 형기를 마친 후 이전과 다른 삶을 꿈꾸고 있다. 이번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의 장래희망은 요리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수의사까지 다양하다. 

16일 수능 당일 10명의 소년수 수험생들은 교육청에서 파견한 감독요원의 감독아래 시험을 치르게 된다. 성적은 어떻게 나올지, 이번에 형기가 끝나 대학에 가는 소년수가 있을지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이사론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