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中 언론홍보업체 등 국내 영향력 활동 포착
“국내 여론 조성 악용 가능성... 배후세력 영향력 확대 前 신속 차단 계획”
#1. A씨는 인터넷 언론사인 B社의 사이트를 살펴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해당 사이트는 국내 언론사인 C社와 유사한 언론사 명칭(OO타임즈 → 위장 OO타임스)과 사이트 주소(~.kr → 위장 ~.org)를 가지면서 다른 언론사 기사를 무단으로 게시하고 그 가운데 중국을 홍보하거나 미국을 비난하는 글들이 상당수 게시되어 있었다. B社는 국내 언론사를 위장한 사이트였다.
정보 당국이 중국 업체 등이 국내 언론사로 위장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유포한 정황을 포착했다.
국가정보원은 이스트시큐리티‧SK쉴더스‧S2W‧윈스 등 합동분석협의체 소속 업체와 최근 중국 언론홍보업체 등이 이와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국내 여론 조성에 악용되기 전 차단에 나설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중국 언론홍보업체 ‘하이마이(Haimai)’와 ‘하이준(Haixun)’은 정상적인 국내 언론사 사이트로 위장하기 위해 언론사명과 도메인을 실제 지역 언론사와 유사하게 제작했다. 이들 업체는 국내 언론사 기사를 무단 게재하고 한국디지털뉴스협회 회원사인 것처럼 사칭하기도 했다.
또 미상 배후는 해당 사이트들과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 뉴스와이어를 활용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공조 성과’‧‘한국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득보다 실이 많다’ 등 친중(親中)‧반미(反美) 콘텐츠를 유포하며 국내 여론 조성에 악용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위장 언론사 사이트에 게시된 콘텐츠가 최근 SNS를 통해 유포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된다는 점에서 ‘배후 세력의 사이버 영향력 활동’ 가능성이 있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유관 부처와의 협조를 통해 해당 사이트 차단에 나설 예정이다.
관련 내용을 담은 ‘중국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악용한 영향력 활동’ 보고서는 국가사이버안보센터 홈페이지(www.ncs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정원 측은 “미국 맨디언트사의 ‘중국의 영향력 활동’ 보고서에도 이번 활동과 유사한 사례가 나와 있다”면서 “중국의 국내 사이버 영향력 확대 활동을 예의주시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