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뛴 미국 삼겹살 가격, 원인은 ‘동물복지 강화’?
캘리포니아州, 2.2㎡보다 좁은 축사서 기른 돼지는 판매 금지 WSJ, "법안 충족하는 업체 거의 없어"
미국 삼겹살 가격이 한 달 새 3배가량 오르며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현지시각) 현지 베이컨용 삼겹살 도매가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5월경 1파운드(약 450g)당 0.7달러(약 910원)였던 삼겹살 도매가가 지난달 말에는 2.3달러(약 2990원) 수준으로 불과 한 달 만에 3배가량 오른 것이다.
WSJ은 2018년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제정한 ‘동물복지법’을 이번 현상의 원인으로 꼽았다. 해당 법은 육류업자가 돈육 생산용 돼지를 최소 24제곱피트(약 2.2㎡) 넓이의 축사에서 사육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률이 제한한 공간보다 좁은 공간에서 사육된 돼지고기는 캘리포니아에서 판매할 수 없다.
WSJ에 따르면 현지 돼지 사육업체 중 법안이 제시한 공간을 확보한 업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발한 육류업체들은 캘리포니아 주법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지난 5월 캘리포니아의 손을 들어주고 7월 1일 자로 법안을 발효했다. 현재 육류업체들은 캘리포니아와의 협상에 따라 올해 말까지 기존 재고 판매가 가능하다. 판매 금지 전 재고를 확보하려는 이가 늘며 수요가 급증하자 삼겹살 도매가도 빠르게 오른 것이다.
다만 WSJ은 향후 미국의 삼겹살 가격 변동은 아직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규정대로 돼지를 사육하기에는 추가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부 육류업체들이 캘리포니아 시장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를 제외한 다른 주에 대한 돈육 공급이 늘어나서 오히려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