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유엔軍 연대의 상징 ‘아리랑 스카프’ 복원
22개 참전국 군인 ‘아리랑’ 부르며 하나로 연대
6·25전쟁 참전 유엔 참전용사들이 고국의 어머니‧배우자에게 보낸 ‘아리랑 스카프’가 70년 만에 원형으로 복원됐다.
국가보훈부는 오는 27일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부산에 모이는 22개 참전국 대표에게 원형으로 복원된 아리랑 스카프를 연대의 상징으로 선물할 예정이라 25일 밝혔다. 아리랑 스카프는 6·25전쟁 당시 참전한 외국 군인들을 위한 기념품으로 제작됐다. 최초 제작 당시 아리랑 가사가 없는 형태였으나 이듬해인 1951년부터 아리랑 악보와 가사까지 실었다.
전통민요 아리랑은 6·25전쟁 당시 한국군과 유엔연합군 모두를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 역할을 했다. 유엔군은 우리나라의 아리랑을 듣고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한국군 전우에게서 아리랑을 배웠다. 군가(軍歌)가 달라 전장에서 함께 배운 아리랑을 흥얼거리며 서로 하나로 연대했고 미 7사단은 군가로도 채택했다.
이번 복원한 스카프는 백색 실크에 용 한 마리가 휘감고 있는 한반도 지도와 참전국들의 부대 마크 사이에 아리랑 악보와 영어로 번역된 ‘A ARIRANG SONG’ 제목이 새겨져 있고 태극기를 비롯한 참전 국가의 국기가 그려져 있다.
보훈부에 따르면 스카프 디자인은 6·25전쟁에 참전한 참전용사들이 하나로 뭉쳐 있는 듯한 형상으로 마치 콜라주 작품처럼 보여 미학적 완성도가 높고 1951년 원안 스카프는 전쟁기념관에 전시될 만큼 역사적 가치도 있다.
현재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아리랑 스카프는 미국 클라이드 부인의 것으로 알려졌다. 1952년 참전한 아들 클라이드 상병이 어머니의 건강을 염려하며 편지에 보냈다. 그러나 결국 아들은 돌아오지 못했고 클라이드 부인은 아들이 생각날 때마다 손에 쥐고 아리랑 가사를 흥얼거렸다고 한다.
‘2023년 아리랑 스카프’는 기존 원안에 1953년 정전협정 이후 7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2023년 대한민국 현재의 모습과 22개국 참전 국가 국기를 모두 담아 그 의미를 더했다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정전 이후 놀라운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의 현재는 70년 전 유엔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에서 비롯됐다”며 “아리랑 스카프는 동맹국의 위대한 연대를 알리는 상징물로 70년 동안 이어온 국제사회의 헌신에 감사드리기 위해 복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스카프에 담긴 자유의 가치, 연대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 미래세대에까지 이어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