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반전한 엔화… 더 오를까
美 금리인상 중단… 日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
일본 엔화가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온 일본의 정책 전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엔화 강세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올해 미국 달러 대비 거의 5% 하락했다. 유로,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과 비교해서는 하락폭이 더 컸다. 하지만 지난 2주 동안 상황은 급변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최근 2주도 안 된 기간동안 엔‧달러 환율이 145엔이었으나 19일에는 약 138.6엔에 거래됐다. 팩트셋은 올해 말 달러당 엔화의 중간값은 132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과 노무라에서는 내년에 120엔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의 엔화 강세가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멈추고 일본중앙은행도 수년간 초완화 통화정책에서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했다. 많은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4월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일부 국채의 수익률 상한선을 높이거나 완전히 없앨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엔화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올해 헤지펀드들이 엔화를 매도하고 영국 파운드, 멕시코 페소, 브라질 헤알 등의 통화를 매수했으나 다시 엔화를 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초완화적인 현재의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물가상승률 2%를 실현할 때까지 금융완화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터 제공업체 퀵(Quick)이 실시한 월간 설문조사에서도 시장 참가자의 거의 4분의 3이 일본은행이 다음주 회의에서는 정책 변경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엔화 가치가 올라가면 일부 일본 대기업의 이익이 낮아진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일본 주식의 매력을 감소시키게 된다. 엔화 약세때는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수출 경쟁력이 있다. 외인 투자자들에게도 주가 상승과 통화 강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일본 증시로 유인하는 효과를 냈다. [박우진 마켓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