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무료' 결정에 카드사들 숨통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 차원”

2023-07-19     박우진 기자
사진=삼성페이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간편결제 수수료를 무료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수수료 부담을 우려했던 카드사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삼성전자는 19일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를 결정하고 국내 카드사들과 재계약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드사와의 세부 계약 기간과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국내 카드사들과 지속적으로 상생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황 악화에 수수료 부담까지 지게 될 뻔했던 카드사들은 한시름 덜게 됐다. 올 들어 카드사들의 수익률은 크게 악화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한 5866억원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 수수료가 무료로 유지된다면 카드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드업계는 삼성페이의 수수료 무료 결정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걱정을 조금 덜게 됐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삼성페이가 유료화할 경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다른 간편결제사도 간편결제 수수료를 유료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해왔다. 간편결제 수수료가 유료로 전환하면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무이자 할부나 각종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수수료 무료화를 이어가면서 국내 카드사들의 부담이 크게 줄게 됐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삼성페이 도입 초기부터 수수료 무료 계약을 자동으로 연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카드사들에게 삼성페이 관련 계약의 자동 연장이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올해 3월 애플페이 도입 당시 애플에 현대카드에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삼성페이가 유료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국내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유권해석 과정에서 카드사에 간편결제 관련 수수료율 부과를 허용했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같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 700억~1000억원 규모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페이는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분야에서 지난 2월 기준 국내 이용자 수 1600만명, 누적 결제 금액 200조원을 넘을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