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초점] 금감원 출신 속속 영입하는 민간금융사, 이대로 괜찮은가?
[박규민 기자] 최근 민간 금융사에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출신의 인력을 영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18년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하면서 ‘금융사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오히려 금감원 직원들은 이를 '민간 기업의 취업 기회'로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받은 후 민간 금융사로 이직한 금감원 직원은 16명에 달한다. 지난 2017년 1명, 2018년 2명에 불과했던 금감원의 민간 금융사 이직자는 2019년엔 6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최근 몇 년간 통계를 합친 수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업종별로는 증권사와 저축은행으로 간 직원들이 각각 7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증권사는 최근 라임 사태와 같은 펀드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금감원 감독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에 ‘부적절한 이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감원 출신을 영입한 사례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 8월 채권추심업체 한빛자산관리대부(이하 한빛대부)는 코스닥 상장사 ‘라이브플렉스’를 인수하면서 자회사인 라이브저축은행도 품에 안게 되었고, 상호명을 ES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한빛대부 계열사 임원을 지내다 라이브플렉스 대표로 선임된 신희민 신임 대표는 인수 당시 “유동화증권 투자업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빛대부 측이 안정적인 자금 조달 수단을 이유로 라이브저축은행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했으나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채권추심업체가 상장사를 인수한 배경을 놓고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2018년까지 한빛대부의 계열사 에이치비파이낸셜의 고문이었던 신희민 ES저축은행 신임 대표가 선임되면서 현 라이브플렉스의 등기 임원이기도 한 그가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실 팀장 출신이었던 것이 자연스레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재 ES저축은행의 감사로 재직중인 오 모씨는 '금융소비자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소비자원이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 감사의 다수가 금감원 출신이기 때문에 보다 '혁신적인 감사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바 있다. 하지만 결국 '앞뒤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감원의 감사 과정에서 일부 민간 금융사가 금감원의 감사에 적극 협조를 하지 않고 자료 제출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에서 금감원 출신 직원을 영입한 민감금융사가 일종의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이처럼 금감원 출신들의 이직이 증가할수록 결국 민간 금융사의 방패막 역할을 할 가능성 또한 커지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계속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제2의 라임, 옵티머스 사태를 막기위해서라도 금융 당국의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 마련에 대한 고심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