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플라스틱 대체할 신소재 개발 성공 '10조 시장' 노린다

2020-10-20     김태우 기자

[김태우 기자] LG화학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성 신소재(사진) 개발에 성공했다. 플라스틱 제품 사용에 대한 규제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생분해성 소재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LG화학이 양산 시점으로 잡고 있는 2025년 생분해성 소재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간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LG화학은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폐글리세롤(바이오 디젤의 생산 공정 중 발생한 부산물)로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와 같은 기계적 물성 및 투명성을 구현한 100% 바이오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기존에도 플라스틱 대체용 바이오 소재는 있었지만 온전한 바이오 소재로 보긴 어려웠다. 제품화를 위해선 다른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섞어야 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이 이번에 개발한 신소재는 다르다. 단일 소재만으로 석유화학 소재와 비슷한 품질과 물성을 낼 수 있다.

특히 소재의 핵심 요소인 유연성이 기존 생분해성 제품보다 최대 20배 이상 개선됐다. 가공 후에도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어서 생분해성 소재를 많이 쓰는 친환경 포장재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LG화학은 예상했다. 또한 각국에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강화하면서 생분해성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비닐봉투, 완충제, 일회용 컵, 마스크 부직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소재가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생분해성 소재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2천억원에서 2025년 9조7천억원까지 연평균 약 15%씩 성장할 전망이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는 생분해성 핵심 물질에 대한 고유의 원천 기술을 활용해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LG화학은 현재 국내외에서 생분해성 관련 원천 특허 25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신소재는 독일의 국제인증기관 딘 서스코(DIN CERTCO)로부터 유럽의 산업 생분해성 인증 기준에 따라 120일 이내에 90% 이상 생분해된다는 결과를 확인받았다.

LG화학은 신기술을 바탕으로 생분해성 소재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동시에 바이오 원료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제품 평가를 진행하고 2025년 양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LG화학 최고기술경영자(CTO) 노기수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0%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독자기술로 생분해성 원천 소재를 개발했다는 큰 의미가 있다"며 "자원 선순환과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