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고체 물질 속에서 전자가 액체의 특징과 고체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현대 물리학의 오랜 난제인 고온초전도체 및 초유체 현상의 비밀을 풀어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는 고체 물질 속에서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어 움직일 수 없는 반면 전자들은 마치 기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전압을 걸어 전자들의 흐름을 만들어 주면 전류가 발생한다.
전자들이 서로 밀어내는 힘을 고려해 전자들이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어 움직일 수 없는 전자결정 상태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유진 위그너가 제안했다.
전자를 결정상태로 만들 수 있으면 고온초전도체나 초유체와 같은 난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십 년간 물리학의 주요 화두가 됐고 그동안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자가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에 알칼리 금속을 첨가(도핑)한 물질에서 액체의 성질을 가진 전자 상태를 발견했고 해당 연구 성과도 네이처지에 게재된 바 있다. 연구팀은 또 첨가(도핑) 농도를 조절하는 등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한 결과, 특정 첨가 농도에서 액체의 성질뿐만 아니라 고체의 성질도 동시에 갖는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발견한 전자결정을 입증하기 위해 방사광가속기와 각분해광전자분광 장치를 이용해 전자의 에너지와 운동량을 정밀 측정했고 미세한 전자결정 조각이 존재할 때 나타나는 독특한 불규칙성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김근수 교수는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전자의 규칙적인 배열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이분법적으로 인식해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짧은 거리의 배열만 존재하는 제3의 전자결정 상태를 인식하게 됐다는 점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7일(현지시각 16일) 게재됐다. [김성태 마켓뉴스 기자]